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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션 가격 모형 #2 - 1 기간 이항 모형

horust 2025. 2. 27. 19:04

옵션

옵션은 어떤 주식을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살 수 있는 권리를 콜 옵션(call option), 팔 수 있는 권리를 풋 옵션(put option)이라고 합니다. 권리가 행사되었을 때 사거나 팔 주식은 미리 정해 놓습니다. 이 주식을 기초 자산(underlying asset)이라고 합니다. 물론 기초 자산이 주식이 아닌 옵션들도 있습니다. 권리를 행사하여 주식을 사거나 팔 수 있는 시점 및 가격 역시 미리 정해 놓습니다. 권리를 행사하기로 미리 정한 시점을 행사 시점(exercise date), 권리를 행사할 때 주거나 받기로 미리 정한 가격은 행사 가격(strike price)이라고 합니다. 행사 시점이 지나면 권리를 행사할 수 없기 때문에 행사 시점을 다른 말로는 만기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1달이 지난 시점에 100원을 내고 주식 1주를 살 수 있는 콜 옵션이 있다고 합시다. 한 달 후의 주가가 200원이 되었다면 이 옵션을 가진 사람은 권리를 행사할 겁니다. 100원을 내고 200원 짜리 주식을 사면 100원 이득이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한 달 후의 주가가 50원이면 그냥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 이득입니다. 50원 짜리 주식을 100원을 주고 살 수는 없으니까요. 만기 시점($T$)의 주가($S_T$)가 행사 가격($K$) 보다 높은 만큼 이득이지만 주가가 행사 가격 보다 낮아도 손해는 없습니다. 따라서 만기 시점의 콜 옵션 가치는 이렇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
C_T=\max(0,S_T-K)
$$

그리고 이를 그래프로 그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콜 옵션의 만기 가치

이처럼 옵션은 유리하면 행사하고 불리하면 포기할 수 있는 권리이기 때문에 옵션을 들고 있다고 해서 절대 손해를 보지 않습니다. 달리 말하면 옵션은 가치가 있다는 겁니다. 가치가 있는 것을 공짜로 줄 사람은 없습니다. 따라서 옵션을 갖고 싶으면 돈을 주고 사야 합니다. 그렇다면 옵션을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옵션의 적정한 가격은 얼마일까요?

1-기간 이항 모형

기하 브라운 운동에서 살펴 보았듯이 주가의 움직임은 결국 동전 던지기입니다. 따라서 동전을 한 번 던졌을 때 즉, 1 기간이 지났을 때의 주가는 둘 중 하나입니다. 예를 들자면 아래 그림처럼 된다는 겁니다. 여기서 $u$는 상승 계수(up factor), $d$는 하락 계수(down factor)라고 합니다. 동전을 던져서 앞면이 나오면 계수가 $u$가 되고, 뒷면이 나오면 $d$가 된다고 합시다.

주가의 움직임

그리고 주가가 위와 같이 움직인다면 주가가 상승했을 때 옵션의 가치 $C_u$는 5원, 주가가 하락했을 때 옵션의 가치 $C_d$는 0원이 됩니다. 이제 이러한 움직임을 보이는 옵션의 현재 가치 즉, 가격을 찾아 내야 합니다.

콜 옵션 가격의 움직임

이와 같이 한 번의 움직임이 만들어 내는 결과가 딱 두 가지 뿐이라고 가정하는 모형을 이항 모형(binomial model)이라고 합니다. 한 번 움직이면 경우의 수가 두 가지 뿐이지만 아주 짧은 시간 동안에도 무수히 자주 움직인다면 경우의 수는 거의 무한이 됩니다. 우리가 마주하는 복잡한 현실은 사실은 가능성이 딱 두 가지 뿐인 단순한 움직임이 무한히 반복된 결과입니다.

복제 포트폴리오

일물일가(the law of one price)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만약 한 물건에 두 개의 가격이 존재한다면 싼 물건을 사서 비싸게 팔리는 곳에서 되팔아 차익을 남길 수 있습니다. 차익을 노리고 싼 물건을 찾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면 싼 물건에 대한 수요가 늘어 가격이 올라가고 반대로 비싼 물건에 대한 수요는 줄어 들어 가격이 내려갑니다. 이러한 차익 거래(arbitrage)는 결국 두 곳의 가격이 같아질 때까지 계속 됩니다.

옵션의 가격을 직접 찾아 내기 어렵다면 이미 가격이 알려져 있는 다른 자산들을 조합하여 옵션과 동일한 움직임을 만들어 보는 겁니다. 옵션의 움직임을 복제했다고 해서 이런 자산의 조합을 복제 포트폴리오(replicating portfolio)라고 합니다. 옵션의 가격은 당연히 이 포트폴리오의 가격과 같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차익 거래가 발생하니까요.

아래 그림은 기초 자산과 대출(borrowing)을 이용하여 만든 복제 포트폴리오가 옵션과 동일한 움직임이 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1 기간이 지나 주가가 $uS=110$원이 되었다면 콜 옵션의 가치는 $C_u=5$원입니다. 이 옵션의 기초 자산과 동일한 주식을 0.25주 들고 있다면 주식의 가치는 $0.25uS=27.5$원이 됩니다. 그런데 이 시점에 당장 갚아야 할 대출이 $B_u=-22.5$원이 있다면 주식과 대출로 구성된 이 포트폴리오의 순 가치는 27.5-22.5=5원이 되어 콜 옵션의 가치와 같아집니다. 반대로 1 기간이 지나 주가가 $dS=90$원이 되었다면 콜 옵션의 가치는 $C_d=0$원입니다. 이때 주식 0.25주의 가치는 $0.25dS=22.5$원이 될테고 주가가 오르든 내리든 당장 갚아야 할 대출 금액이 $B_d=-22.5$원이 달라지지는 않을테니 이 시점에 포트폴리오의 가치는 22.5-22.5=0원이 됩니다. 역시 콜 옵션의 가치와 같습니다.

복제 포트폴리오

콜 옵션과 복제 포트폴리오의 만기 가치가 동일하니 당연히 현재 가치도 같아야 합니다.

$$\begin{aligned}
C_u&=0.25uS+B_u\\
C_d&=0.25dS+B_d\\
\therefore C&=0.25S+B
\end{aligned}$$

1-기간 후에 갚아야 할 돈이 22.5원이라면 지금 얼마를 빌려야 할까요? 1-기간 대출 이자율이 연속 복리 이자율로 $r$이라면 $B$는 이렇게 계산할 수 있습니다.

$$\begin{aligned}
B_u&=B_d=B \cdot e^r\\
\therefore B&=\frac{B_u}{e^r}\\
\end{aligned}$$

따라서 현재 주가는 100원이고 1-기간 동안의 대출 이자율이 2%라면 콜 옵션의 가격은 약 2.945원 정도가 됩니다.

$$
C=0.25 \cdot 100 -22.5 \cdot \frac{1}{e^{0.02}}=2.945
$$

이때 이자율은 무위험 이자율로 가정합니다. 은행 예금이라든지, 국채처럼 무슨 일이 있어도 이자가 보장되는 자산을 무위험 자산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자산에 투자했을 때 확실히 보장되는 이자율을 무위험 이자율이라고 합니다. 잠시 이 가정이 타당한 지 짚어 봅시다. 저 위의 식을 아래와 같이 살짝 바꿔 보겠습니다.

$$\begin{aligned}
C_u-0.25uS&=B_u\\
C_d-0.25dS&=B_d\\
\therefore C-0.25S&=B
\end{aligned}$$

식의 좌변이 의미하는 것은 콜 옵션을 한 주 갖고 있고 주식은 0.25주를 빚진 포트폴리오입니다. 그런데 이 포트폴리오는 주가가 어떻게 되든 콜 옵션의 만기 시점에 가치가 확실히 $B_u(=B_d)$가 됩니다. 따라서 이 포트폴리오는 무위험 자산입니다. 따라서 대출 이자율은 무위험 이자율이 되어야 합니다.

만약 대출 이자율이 무위험 이자율보다 높다면 콜 옵션의 가격은 2.945원 보다 커지게 됩니다. 가령 대출 이자율이 5%가 되면 3.6원 정도 됩니다. 그런데 5% 보다 낮은 이자율로 돈을 빌릴 수 있는 사람들은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콜 옵션을 팔아 치울 겁니다. 예를 들어서 대출 이자율이 4%인 사람은 콜 옵션을 3.6원에 팔고 복제 포트폴리오를 3.38원에 만들 수 있으니 바뀐 것이 없어도 0.22원 차익이 생깁니다. 콜 옵션을 파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가격은 떨어 지게 될 겁니다. 가격이 떨어지면 대출 이자율이 더 낮은 사람들만 차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은 결국 무위험 이자율로 돈을 빌릴 수 있는 사람만 남아 있을 때까지 지속될 겁니다.

위험 중립 확률

복제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 사야 할 주식의 수량($\Delta$)과 받아야 할 대출 금액은($B$) 이렇게 구한 값들입니다. 위의 예시에서 보았듯이 콜 옵션과 복제 포트폴리오는 현재 가격도, 1-기간 뒤의 가격도 같아야 하므로 다음 세 개의 식이 성립해야 합니다.
$$
C=\Delta S+B\tag{1}
$$

$$
C_u=\Delta uS+B \cdot e^{r}\tag{2}
$$

$$
C_d=\Delta dS+B \cdot e^{r}\tag{3}
$$

(2)에서 (3)를 빼고 $\Delta$ 관하여 정리하면 사야할 주식의 수를 구할 수 있습니다.
$$
\therefore \Delta=\frac{C_u-C_d}{uS-dS}
$$

$\Delta$를 (2)에 넣고 $B$에 관하여 정리하면 받아야 할 대출 금액을 구할 수 있습니다.

$$
C_u=\frac{C_u-C_d}{uS-dS} \cdot uS+B \cdot e^{r}
$$

$$\begin{aligned}
\therefore B&=e^{-r}\left(C_u-\frac{C_u-C_d}{uS-dS} \cdot uS\right)\\
&=e^{-r}\left(\frac{C_u(uS-dS)-(C_u-C_d)uS}{uS-dS}\right)\\
&=e^{-r}\left(\frac{uC_d - dC_u}{u-d}\right)
\end{aligned}$$

마지막으로 $\Delta$와 $B$를 (1)에 넣고 정리하면 콜 옵션의 가격을 구할 수 있습니다.
$$\begin{aligned}
C&=\frac{C_u-C_d}{uS-dS} \cdot S+e^{-r}\left(\frac{uC_d - dC_u}{u-d}\right)\\
&=e^{-r}\left(e^{r}\cdot\frac{C_u-C_d}{u-d}+\frac{uC_d - dC_u}{u-d}\right)\\
&=e^{-r}\left(\frac{e^r-d}{u-d}\cdot C_u+\frac{u-e^r}{u-d}\cdot C_d\right)
\end{aligned}$$

잘 보면 $C_u$와 $C_d$ 앞의 계수를 더하면 1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frac{e^r-d}{u-d}=\pi,\quad\frac{u-e^r}{u-d}=1-\pi
$$

$$
\therefore C=e^{-r}(\pi C_u+(1-\pi)C_d)
$$

서로 더하면 1이 된다는 점에서 $\pi$와 $1-\pi$를 확률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아래 식의 우변의 값은 1-기간이 지났을 때 콜 옵션의 기대값이 됩니다.

$$
C \cdot e^{r}=\pi C_u+(1-\pi)C_d
$$

하지만 동전 던지기로 주가가 결정된다고 했으니 당연히 $\pi$가 진짜 확률은 아니고 우변이 콜 옵션의 진짜 기대값도 아닙니다. 다만 이 값이 $C$원을 무위험 이자율로 은행에 1-기간 예금했을 때의 원리금과 같아지기 때문에 위험과는 무관하다는 의미에서 $\pi$와 $1-\pi$를 위험 중립 확률(risk neutral probability)이라고 합니다.